[호남도민신문 = 임윤진 기자] 광주FC가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7라운드에서 전북현대에 1대 2로 패하며 시즌 5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2015년 이후 단 한 차례도 이기지 못한 전주 원정 징크스는 끝내 깨지지 않았다.

이정효 감독은 주전들의 이탈로 공백이 생긴 공수 센터 라인을 새롭게 구성했다. 김경민과 안영규가 다이렉트 퇴장으로 빠진 자리는 이준과 조성권이 투입됐다. 조성권은 광주 입단 후 첫 출장이다. 또, 올림픽 대표팀에 차출된 포포비치와 엄지성을 대신해선 김승우와 문민서가 나섰다. 최전방 공격수도 바뀌었다. 이건희를 대신해 빅톨을 첫 선발 출장시켰다.

시즌 개막 후 아직 첫 승을 올리지 못한 전북도 베스트 멤버를 가동했다. 승리에 목마른 양 팀의 대결은 경기 시작하자마자 불꽃이 튀었다. 긴장감이 감도는 가운데 광주FC가 경기를 주도했지만 이렇다 할 기회를 잡지 못했다. 치열한 중원 싸움이 전개되던 전반 16분, 광주가 먼저 유효 슈팅을 기록했다. 중앙선부터 단독 드리블로 치고 나간 이희균이 골문을 향해 낮게 깔아 찼다. 아쉽게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곧바로 전북의 선제골이 터졌다. 전반 17분, 이준 골키퍼가 펀칭한 공이 멀리가지 못했고 이를 제지하는 과정에서 파울을 범했다. 이어지는 프리킥 상황에서 흘러나온 볼을 페널티 지역 왼쪽에서 이재익 선수가 툭 갖다댄 공이 광주 수비진의 시야를 교묘하게 가리면서 골문으로 허무하게 빨려 들어갔다. 어느새 주도권은 전북 현대에 넘어갔고 아찔한 순간이 이어졌다. 점유율은 더 높았지만, 제대로 된 슈팅을 기록하기도 어려웠다. 1대 0으로 전반전이 마무리됐다.

후반전, 광주는 문민서 대신 정지용을, 조성권 대신 노련한 박한빈을 투입하면서 변화를 줬다. 하지만, 너무 급하게 공을 돌리다가 패스가 끊기면서 주도권을 전북에 넘겨줬다. 주 공격수 가브리엘은 전북의 이중 삼중 수비벽에 번번이 막혔다.

막힌 혈이 뚫린 건 후반 16분 이후였다. 광주는 이희균과 빅톨을 빼고 이건희와 최경록을 투입했다. 최경록과 가브리엘의 살아나면서 조금씩 분위기를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후반 27분, 원투패스를 주고받으며 기회를 잡은 최경록이 강하게 찬 오른발 슛이 골대를 맞고 나왔다. 파상공세는 계속됐다. 후반 33분 전북 수비의 패스 미스를 가로챈 이민기가 강력한 슈팅을 날렸지만, 뜨고 말았다. 경기 주도권은 계속 광주가 쥐고 있었다. 곧이어, 박한빈이 반칙으로 얻어낸 프리킥 상황에서 왼발의 마법사 이으뜸이 투입됐다. 이으뜸이 가까운 골대로 공을 강하게 붙였으나 골키퍼가 펀칭으로 쳐냈다.

광주가 절실히 기다리던 동점골 기회가 찾아왔다. 후반 38분 정호연이 왼발로 감아 찬 크로스가 골문으로 향했다. 전북 골키퍼가 가까스로 쳐냈지만, 이건희가 강하게 차 넣으며 1대 1 동점을 만들었다. 경기 분위기는 완전히 광주에 넘어오는 듯했다.

하지만, 아쉬운 실수가 광주 발목을 잡았다. 후반 추가 시간, 골키퍼 이준이 빌드업하던 과정에서 패스 실수를 저질렀다. 빼앗긴 공은 송민규에게 향했고, 공을 잡은 송민규는 빈 골문을 향해 가볍게 차 넣었다. 허무하게 역전 골을 내주는 순간이었다.

원정 응원석에선 다시 한번 “절실하게 광주”를 외치는 팬들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후반 추가 시간 9분, 광주에게 절호의 동점골 기회가 찾아왔다. 가브리엘이 상대 왼쪽 공간을 돌파한 다음 골 에어리어 지역으로 내준 공을 이건희가 컷백하며 발을 갖다 댔지만, 전북 골키퍼 정민기의 선방에 걸렸다. 이렇게 흘러나온 공은, 쇄도하던 정호연의 발끝에 닿았지만, 텅 빈 골문에 차 넣은 공은 불운하게도 옆으로 빗겨 나가고 말았다. 주심의 종료 휘슬이 울리자, 광주 선수들은 그대로 그라운드에 주저 앉아 버렸다. 믿겨지지 않은 패배였다.

후반전, 박한빈의 센터백 투입과 최경록의 공격적 기용으로 전북을 거세게 몰아붙였지만, 결과가 따르지 않았다. 광주의 다음 경기는 2주일 후인 4월 27일 토요일 오후 4시 30분, 수원FC와의 홈경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