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도민신문] 지난해 여름, 일하던 중 손가락이 찢어졌다. 완치되기 전까지는 술을 마실 수 없는 술 금지령을 계기로 나는 가을의 전설이라는 '춘천 마라톤'에 나가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핑계로 체중 또한 줄이기로 마음을 굳게 먹고 계획을 세워 운동을 실천해 나갔다.

나의 하루는 이른 새벽 시작된다. 서귀포중학교에서 출발하여 서귀포 수협 솔동산 지점, 새연교, 칠십리 시공원, 3호 광장, 태흥장 오거리를 돌아 집이 있는 문부로 공원에 도착한다. 장거리 훈련을 목표로 일요일에는 태흥3리까지 왕복 달리기도 하였다. 운동으로 일과가 채워지니 체형에도 조금씩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어느덧 목표 체중인 79kg을 달성하였다.

결전의 날이 밝았다. 당일 아침, 2만 명이 한 데 모여 멋진 광경을 만들고 있었다. 각자의 이야기로 새겨지는 가을의 동화, 그 축제 같은 분위기에 나도 마음이 들떴다. 이것이 매해 춘천을 찾게 만드는, 춘천마라톤의 매력이다. 그 틈에 끼어 함께 제주에서 올라온 멤버 6명과 인증 사진을 남기고 서로를 격려했다. 이내 출발 신호가 울리고 우리는 달리기 시작했다.

춘천 마라톤은 자연을 만끽하며 달릴 수 있다. 상쾌한 공기와 풍경에 참 설레고 좋았다. 그러나 춘천댐을 지나 30km 지점을 통과하자 바닥난 체력에 힘이 들었다. 무거워진 발걸음을 이끄니 주변에서 응원이 이어졌다. 물 한 모금, 하이파이브 한 번, 모르는 사람의 환호의 목소리가 나에게 힘을 주었다. 그게 참 고마웠다. 그렇게 나는 3시간 57분 38초로 골인 지점에 들어서며 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다. 인생 한 켠에 좋은 추억을 남기는 건 덤이었다. 제주의 마라톤 코스도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아름다운 제주 바다가 한눈에 보이는 제주국제관광마라톤뿐 아니라 제주국제평화마라톤, 전국마라톤협회 제주 4Full 대회, 제주감귤마라톤까지, 너무나 좋은 코스의 대회들이 많다.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참가자도 늘고 있다. 가족, 연인, 혹은 친구들과 그 사이에서 짧은 코스를 함께 달려보는 것도 좋은 추억이 될 것이다.

꼭 마라톤이 아니어도 좋다. 배드민턴, 탁구, 요가, 축구, 농구, 야구… 좋은 운동들이 많다. 걷기 운동이나 스트레칭처럼 간단하고 금세 끝낼 수 있는 운동도 있다. 계획만 하고 고민만 할 것이 아니라 내일이라도 일단 시작해 보자! 주변 사람들과 함께라면 더 즐겁게 할 수 있다. 건강하고 행복한 삶도 함께 찾아올 것이다.

목표를 갖고 달리면 마라톤 풀코스도 힘들지 않다. 건강한 몸은 물론이고 완주라는 목표 달성으로 자신감과 성취감도 생긴다. 그것을 만들어 주는 것은 역시 꾸준한 운동이다. 그걸 알기에 나는 오늘도 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