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기다리는 시간, 사회가 함께해야 합니다.
제주시 보건행정과 홍경림
호남도민신문입력 : 2026. 10. 22(목)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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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보건행정과 홍경림
[호남도민신문] 우리 사회는 오랜 기간 저출산이라는 과제와 마주하고 있다. 최근 전국과 제주 모두 출생아 수가 소폭 증가하는 반가운 변화가 나타났지만, 아직 저출산 기조가 바뀌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저출산을 이야기할 때 우리는 흔히 출산율이라는 숫자에 집중한다. 그러나 그 숫자 뒤에는 아이를 간절히 기다리며 긴 시간을 보내는 난임부부가 있다.

결혼과 출산 연령의 증가, 환경적 요인 등으로 난임을 경험하는 부부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으며, 난임은 더 이상 일부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제 난임 지원은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가 함께 해결해야 할 중요한 보건의료 과제이다.

제주는 다른 지역과는 다른 현실도 안고 있다. 현재 도내에는 인공수정 시술 지정 의료기관 4개소와 체외수정 시술 지정 의료기관 2개소가 운영되고 있지만, 고난도 시술이나 전문적인 진료가 필요한 경우에는 도외 의료기관을 이용해야 하는 난임부부가 적지 않다.

진료 일정에 맞춰 항공편을 예약하고 숙박과 교통비를 부담해야 하는 과정은 치료 자체의 신체적·심리적 어려움에 더해 경제적 부담까지 안겨준다. 육지에서는 당일 진료가 가능한 일정도 제주에서는 하루 이상의 시간과 비용을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다.

난임 치료는 무엇보다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반복되는 이동과 비용 부담은 치료의 지속성을 떨어뜨릴 수 있으며, 이는 난임부부에게 또 다른 어려움으로 다가온다. 섬이라는 지역적 특성 때문에 발생하는 의료 접근성의 한계를 개인이 감당하도록 둘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가 함께 고민해야 할 과제이다.

저출산 극복은 출산을 권장하는 정책만으로 이루어질 수 없다. 아이를 간절히 기다리는 부부가 거주 지역 때문에 의료서비스 이용에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지원하는 것 또한 중요한 저출산 대응 정책이다.

특히 도외 진료가 불가피한 난임부부에게 교통비와 체류비 부담을 완화하는 지원은 의료 접근성의 형평성을 높이고, 안정적인 치료를 이어갈 수 있도록 돕는 실질적인 대책이 될 수 있다.

한 생명이 태어나기까지는 누군가에게는 너무나 긴 기다림과 용기가 필요하다. 저출산 시대를 살아가는 지금, 우리는 출생아 수의 증가만을 기대할 것이 아니라 아이를 기다리는 과정까지 함께 살펴야 한다.

난임부부가 지역적 한계 때문에 치료를 포기하지 않도록 든든한 지원체계를 마련하는 것, 그것이 저출산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사회가 함께해야 할 또 하나의 책임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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